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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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나무 - 스크랩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14-11-18     조회 : 4,077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를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것이면 좋겠구나

어떤것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아라

고르는것 보다도 키우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 때에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보고 사람을 찾아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오늘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늘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게지

또 오늘 산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것을 생각하지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 하곤하지

씨앗을 심었을때는

다시 옮겨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곳을 찾으렴

위로 향 하는 것 일수록

넓은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난 본성대로 자랄수 있을 때

모든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말고 주위의 풀을 뽑지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 보다

하루에 한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생각해 보렴

세상에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 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과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 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때 따는 것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것은 오늘은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 글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것만 남기고 나눠주렴

무엇이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지켜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해야 한단다.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 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것을 명심하렴..."

그대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젠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대 떠난 지금도...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

          (김계희의 여섯 번째 동화달력에서... 그려낸 글과 그림입니다. )